에놀라(밀리 바비 브라운)는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고
어머니 유도리아(헬레나 본햄 카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릴적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명의 오빠들은 어른이 되어
더 큰 도시로 떠나면서
집에는 어머니와 에놀라만 남았다
어머니는 미술, 스포츠, 독서 등
에놀라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가르쳐주려고 노력했다
에놀라는 어머니가 선생님이고
집이 곧 학교였다
하지만, 세상의 전부였던 어머니는
에놀라가 16살이 되던 어느날
집에서 사라진다
어디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지금 에놀라는 10년만에
오빠들을 만나러 가는 중이다
오랜만에 만난 에놀라를 알아보지 못하는
오빠들은 특이하고 괴상한 차림새를 못마땅해한다
큰 오빠 마이크로프트(샘 클라플린)는
에놀라의 교육을 위해서 보낸 돈을
어머니가 어디에 쓴 건지 모르겠다며 짜증을 내고
둘째 셜록(헨리 카빌)은 그 상황을 그저 지켜보기만 한다
큰 오빠는 에놀라의 교육을 위해
교사를 초빙하지만 에놀라의 반항심만 키울 뿐이었다
에놀라는 어머니가 남겨준 단서를 바탕으로
집에서 도망치게 된다
오빠들을 따돌리기 위해
남자아이처럼 꾸민 에놀라는
기차에서 누군가에 쫓기는 튜크스베리를 구해주고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공통점을 발견한 두 사람은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진다
이제 에놀라는 다시 한 번 변장을 하며
본격적으로 어머니의 행방을 추적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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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에놀라가 어머니를 찾는 과정을 보여주고
주인공은 관객에게 끝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이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금은 제가 이런 방법을 해 볼거에요?'
관객에게 묻고 있지만
사실은 사라져버린 어머니의
어떤 대답, 반응을 구하는 것이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십수년만에 만난 오빠보다
에놀라에게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가장 많다
어머니와 게임을 하고
공부를 하고, 그림을 그리고
추리를 하고, 실험을 하고
어린시절부터 하루 시간표를 꽉 채울 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통해
어머니의 재능은
그대로 에놀라에게로 전해졌다
그 시대의 또래 아이들이
기숙학교에 들어가
어른들이 바라는
차분하고 내조를 잘하는
여성이 되기 위한 과정을 거쳤다면
에놀라는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스스로를 지키는 힘을 기르고
틀에 짜여진 사람이 아닌
자유분방하게 생활해왔다
에놀라에게 어떤 비밀도 없을 것 같은 어머니였지만
자신도 알지 못했던 비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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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여러 추리를 맞추는 걸
시각적으로 아기자기하고
귀엽게 묘사해서 신기하지만
셜록홈즈 영화에서처럼
짜릿한 긴장감은 부족해 보인다
소설 원작 제목처럼
에놀라가 튜크스베리를 만나고 친분을 쌓고
사건을 해결하는 부분이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두 사람의 호흡은 잘 맞아들어가지만
어머니를 찾는 이야기는 후반부에
다시 등장해서 마무리하는 느낌이라
많이 심심해진다
에놀라가 주체적으로 사건을 맡아서
분석하고 해결하는 것을 보여주고
경험치를 쌓게 하면서
2명의 오빠들의 역할을 제한하다 보니
똑똑한 사람들이 잔소리꾼, 방관자로만 존재한다
배우들의 캐스팅은 다 잘 어울려보이는데
청소년 버전의 건전한 홈즈처럼 느껴져서
속편에는 놀라운 사건이나
주인공이 두려워할만한 악당이 등장했으면 한다
평점 6.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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